숨은 존재의 감각
숨은 살아 있다는 가장 단순한 증거이자 ‘나는 존재한다’는 몸의 감각이다. 생명, 멈추지 않는 열정과 새롭게 바라보는 깨달음이 이 한 단어 안에서 만난다.
HYUNGJOO KIM · SOLO EXHIBITION
BREATH · EXISTENCE · THE SUM OF RELATIONS
살아 있음의 가장 단순한 증거인 숨에서 시작해, 어머니의 사랑과 헌신, 몸에 남은 기억과 제작의 시간을 여섯 전시실로 잇는다.
한눈에 보는 전시
《숨 / SUM》은 현실의 삶에서 태어난 저고리와 회화를 통해 한 사람을 이루는 사랑·기억·시간·관계의 합을 보여준다.
작품은 외부에서 가져온 철학을 설명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어머니의 사랑, 몸과 옷에 남은 시간, 삶의 제한과 반복한 제작 행위가 먼저 작품이 되었다.
저고리는 몸의 기억을 품은 옷에서 관계와 삶의 형상으로 확장되고, 최근 회화의 눈은 자신과 타인을 바라보는 현재의 의식을 더한다.
숨에서 존재로, 존재에서 관계의 합으로
이 전시에서 존재는 고립된 하나의 점이 아니다. 숨 쉬는 몸이 받은 사랑, 남겨진 기억, 견딘 시간과 계속해 온 행위가 겹쳐지며 한 사람의 존재를 이룬다.
숨은 살아 있다는 가장 단순한 증거이자 ‘나는 존재한다’는 몸의 감각이다. 생명, 멈추지 않는 열정과 새롭게 바라보는 깨달음이 이 한 단어 안에서 만난다.
SUM은 사랑, 기억, 시간과 작업의 합이다. 한 사람은 단독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받은 돌봄과 살아낸 관계, 반복해 만든 형상 속에서 계속 구성된다.
어머니에게 받은 사랑은 몸과 옷의 기억으로 남고 다음 세대의 돌봄으로 이동한다. 존재의 의미는 개인 내부에 머물지 않고 다른 삶과 다음 시간으로 확장된다.
SUM은 한글 《숨》의 소리를 따라가면서 영어의 ‘합’을 더한다.
‘나는 숨 쉬고 존재한다’는 실존의 감각과, 그 삶을 이루는 관계의 합이 하나의 제목 안에서 만난다.
삶이 축적되는 여섯 전시실
동선은 단순한 연대기가 아니라 앞의 시간이 다음 공간 안에 축적되는 과정이다. 각 색은 실제 도면의 전시 구역과 대응한다.
생명
배냇저고리와 최초의 생명
입구에서 배냇저고리와 최초의 생명을 만난다. 작은 형상과 충분한 여백으로 관람의 속도를 낮추고, 살아 있음이라는 전시의 출발점을 몸으로 느끼게 한다.
관람의 축적 생명 → 관계

첫 시선은 작은 저고리에 머문다. 관람객 쪽으로 돌출된 호형 벽은 다음 공간을 한 번에 드러내지 않고, 작품 주변의 낮은 정보 밀도와 넓은 여백이 첫 호흡의 속도를 만든다.
저고리의 비어 있는 몸은 사라진 존재를 재현하기보다, 그 몸이 남긴 자리와 관계를 감각하게 한다. 관객은 설명보다 먼저 작은 옷과 자신의 호흡을 마주한다.
배냇저고리의 규모와 비어 있는 형태가 전시의 첫 문장을 만든다. 작품별 캡션은 낮은 정보층으로 분리해 형상이 먼저 보이도록 한다.

관계
어머니의 사랑과 헌신
어머니의 사랑과 헌신은 작품의 정서적 장식이 아니라 작업을 탄생시킨 삶의 기반이다. 저고리는 돌봄을 받은 몸과 그 돌봄을 기억하는 몸 사이의 관계를 드러낸다.
관람의 축적 관계 → 기억

작품군 사이에 충분한 간격을 두어 옷의 기억, 손의 흔적과 관계의 온기가 먼저 전달되게 한다. 전기적 설명은 작품과 분리하고, 시선이 물성과 윤곽을 천천히 따라가도록 구성한다.
관객은 작품 앞에서 자신의 삶과 어머니를 자연스럽게 떠올린다. 개인에게 머물던 기억은 나, 나의 어머니, 다음 세대로 이어지며 관계와 시간 속에서 새로운 의미를 얻는다.
닥종이와 반복되는 원형, 비어 있는 중심은 돌봄의 기억을 직접 묘사하지 않고도 관계가 남긴 자리와 밀도를 보여준다.
기억
몸과 옷에 축적된 시간
저고리가 평면, 입체와 설치로 확장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서로 다른 재료와 크기의 작품이 한 시야 안에서 겹치며, 한 사람 안에 여러 시간이 동시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드러낸다.
관람의 축적 기억 → 위기 → 변형

작품의 거리와 높이를 조절해 서로 다른 저고리의 윤곽이 겹쳐 보이게 한다. 천, 종이, 실과 철망의 차이를 가까이서 보고, 뒤로 물러나 반복되는 형상을 다시 읽는 리듬을 만든다.
같은 형식의 반복은 시간이 쌓이는 방식과 삶이 계속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여준다. 비어 있는 몸, 반복되는 윤곽과 재료의 흔적이 개인의 기억을 하나의 조형 언어로 바꾼다.
평면과 입체, 부드러운 직물과 단단한 철망을 한 구간 안에 병치한다. 작품군의 밀도는 실제 치수와 상태에 맞춰 최종 조정한다.




전환
삶의 제한이 새로운 표면이 되는 순간
병실의 제한과 고통 속에서 변형된 표면을 밀도 있게 보여준다. 이 구간의 핵심은 상처를 전시의 결말로 고정하는 것이 아니라, 삶의 제약이 새로운 제작 방식으로 바뀌는 전환을 드러내는 데 있다.
관람의 축적 위기 → 변형 → 창작

작품 간격과 빛의 밀도를 앞 구간보다 낮춰 압박과 응축을 느끼게 하되, 출구 쪽 밝기를 남긴다. 어둠에서 멈추지 않고 다음 창작의 구간으로 이동하는 방향을 공간 안에 만든다.
표면의 갈라짐, 겹침과 물질의 흔적을 가까이 보게 한 뒤 밝은 다음 공간으로 시선을 연다. 견딘 시간은 종착점이 아니라 계속 만들기 위한 조건으로 읽힌다.
작품군의 응축된 표면과 차가운 색조를 함께 보여주되, 감상 동선은 폐쇄되지 않는다. 최종 조도는 작품 보존 상태와 현장 조건에 맞춘다.


창작
마른 나무의 반복과 현재의 시선
중앙 보이드는 비워 둔 채, 전시장 안에서 보이는 볼록한 벽에 줄기와 가지가 분명한 마른 나무 형상을 반복한다. 최근 회화의 눈은 이 삶을 바라보는 현재의 의식으로 더해진다.
관람의 축적 창작 → 현재의 시선

마른 나무는 각각 하나의 온전한 형상으로 읽히도록 간격을 두고 얕은 부조처럼 설치한다. 돌출된 호형 벽을 따라 눈 회화를 배치해 관람자의 시선이 곡면을 따라 이동하게 한다.
마른 나무는 견딘 시간과 손의 반복을, 눈은 자신과 타인을 새롭게 바라보는 주의를 나타낸다. 관객은 과거의 기억에서 현재의 바라봄으로 이동한다.
중앙 보이드에는 작품, 조명, 구조물과 관람 동선을 두지 않는다. 나무는 방염 처리와 은폐 고정을 전제로 하고 벽면 돌출 깊이를 최소화한다.




지속
거대한 저고리가 여는 다음 시간
Special Room에 거대한 저고리 조형 한 점을 배치한다. 비어 있는 몸과 펼쳐진 소매는 받은 사랑이 다음 세대와 미래로 이어지는 열린 결말을 만들며, 앞선 다섯 구간의 시간을 하나의 SUM으로 모은다.
관람의 축적 지속 → 열린 SUM

한 점의 저고리가 공간 전체를 점유하도록 주변 정보를 최소화한다. 관람객이 작품의 정면과 측면에서 비어 있는 몸의 규모를 경험할 수 있도록 충분한 거리를 확보한다.
관람은 완결된 답으로 끝나지 않는다. 관객은 자신이 받은 사랑, 살아낸 기억과 앞으로 건넬 돌봄을 떠올리며 다음 관계와 시간으로 열린 채 전시를 나선다.
거대 저고리의 구조, 천장 고정 방식과 피난 동선은 현장에서 검토한다. 작품의 규모가 안전한 이동과 출구 시야를 방해하지 않도록 최종 치수를 확정한다.
실제 도면 위의 전시 구간
원형 보이드 안에는 작품, 조명, 구조물과 관람 동선을 두지 않는다.
5구간의 나무 반복은 전시장 안에서 보이는 돌출 호형 벽면에만 고정한다.
나무의 방염·은폐 고정과 거대 저고리의 구조·피난 동선은 설치 전에 확인한다.
관람객을 위한 한 벽의 글
김형주의 저고리는 어머니에게서 받은 사랑과 헌신, 몸에 남은 기억, 살아낸 시간과 작업의 열정을 담는다. 한 사람의 옷은 관계와 삶의 형상으로 확장되고, 최근 회화의 눈은 자신과 타인을 바라보는 깨달음의 시선을 더한다.
SUM은 이 모든 시간이 더해진 합이다. 작품 앞에서 우리는 자신의 삶과 어머니, 그리고 다음 세대로 이어질 사랑을 생각한다.
한 생은 하나의 사건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받은 사랑, 살아낸 기억, 견딘 시간과 만들어 온 형상이 더해져 한 사람의 SUM이 된다. 그리고 그 숨은 다음 관계와 다음 시간으로 이어진다.